8월 17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
성경은 우정의 가치를 높이 평가합니다. 이를테면 “성실한 친구는 값으로 따
질 수 없으니, 어떤 저울로도 그의 가치를 달 수 없다. 성실한 친구는 생명을
살리는 명약”(집회 6.15-16)이라고 하였습니다. 그럼에도 우리는 좋은 친구
를 잃기도 하고,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가 깨지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. 이
로써 우리는 용서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됩니다. 실망과 배반의 고통이
너무 크고, 미움과 복수의 충동을 잠재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. 우
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려고 하여도 그에게 예전처럼 온전한 신뢰를 줄
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“내” 안에 있음을 깨닫습니다. 그런 어두움이, 마
치 “족쇄와 쇠사슬로”(마르 5.4) 몸이 묶여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우
리를 가두고 지배합니다.
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“일곱 번(언제나)이 아니라 일흔일곱(또 언제
나)번까지라도”(22절) 우리를 괴롭히는 이들, 우리에게 상처를 준 이들을 용
서하라고 하십니다. 또한 우리가 기도로 청하는 바를 삶으로 옮기도록 초대
하십니다. 곧 “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소
서.”라는 주님이 기도처럼 우리 친구와 형제들을 언제나 용서하기를 바라십
니다.
오늘 제1독서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건너간 이
야기를 들려줍니다. 이 이야기의 중심인 계약의 궤가 가장 앞서 요르단강을 건
너갑니다. 이 이야기를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우리의 노력과 힘
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하나되어 계시는 하느님의 권능이라고 말합니다.
형제를 용서하는 것도 우리 힘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. 주님의 현존과 그분
의 권능을 믿으며 끊임없이 청하여야 할 일입니다. 먼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
계약의 궤를 지고 요르단강을 건넜던 것처럼 우리도 갚을 길 없는 큰 사랑의
빚을 지고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가고 있음을 기억합시다. 형제들을 용서
하지 못하는 우리를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용서하여 주시고, 우리도
형제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은혜를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시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